오는 26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앞두고 시장 참여자들의 전망이 팽팽합니다. 4차 코로나바이러스 유행으로 인한 경기둔화 우려 속에 크게 늘어난 가계부채의 이자부담 증가를 감안할 때 한은은 인상 시기를 나중으로 미룰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공급에 이어 수요부문의 압박이 가중되고 있는 물가 상승세가 한은의 가격 인상 결정을 촉구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특히 좀처럼 제동이 걸리지 않는 집값과 대출 증가 등 금융 불균형이 '실질적 트라우마'가 있는 한은을 더욱 자극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3일 "금융위원회가 7월 질병관리본부가 제시한 기본 시나리오보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속도가 빠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신얼 SK증권 연구원은 "10월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인사와 정치 일정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 동결 이후 3분기에 다시 금리 인상이 이뤄질 예정입니다."
다만 한은이 경제 우려로 금리를 동결할 경우 4차 추세에도 불구하고 올해 성장률 전망을 11년 만에 최고 수준인 4% 안팎으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돼 다소 배반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소비자물가가 4개월 연속 2%를 웃도는 상황에서 시차에 영향을 미치는 수입·생산자물가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라 상승 시기를 10월로 미룰 경우 정책 시점을 놓쳤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습니다. 조종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수준에서 연말까지 오르지 않는다고 가정할 경우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86%, 월 0.1% 상승할 경우 1.99%"라고 분석했습니다.
한은이 금융불균형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본격적으로 대출을 긴축하고 있어 금리 동결 시 '오프비트' 논란이 일 수 있습니다. 내년 초 정치 일정을 감안할 때 연내 추가 인상을 통해 원하는 정책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8월 금리 인상도 권장됩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재확산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지만 금융안정으로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허정인 KTB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가격 역전, 자산시장 조정 등 대내외 리스크가 있는 만큼 8월 인상은 가장 위험성이 적은 옵션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